드라마 <환혼> 제작, 연출, 극본, 최상의 조합!

2022. 9. 29. 13:51딥디깅 컨텐츠


환혼


 

바람과 구름과 비를 다스리는 하늘의 기운이 땅에 닿아 거대한 수기를 이루었고,
그 기운을 담은 경천대호를 중심에 두고 나라가 세워졋으니,
큰 호수를 가진 땅이라 하여 대호국이라 하였다.
그곳에 천지의 수기를 다루는 인간이 있었으니, 그들을 술사라 하였다.
이 이야기는 대호국 술사들의 이야기이다.

 

TVN 토일드라마 (밤9시30분) 15세 이상 2022.06.18 ~ 2022.08.28 총 20화
제작 / 스튜디오드래곤 하이퀄리티 기획 / 스튜디오드래곤 연출 / 박준화 극본 / 홍정은, 홍미란


시청률 9.3% (닐슨코리아) / 종영 ▶ 12월 환혼 Part.2 예정



얼마 전, 성황리에 종영한 TVN 판타지로맨스 드라마 <환혼>.
필자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매우 잘만든 드라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선인지, 중국인지 모호한 시대배경에 장풍, 축지법, 좀비같은 괴물이 나오기까지!
어쩌면 허무맹랑한 설정의 드라마를 좀비 영화도 안보시는 저희 부모님께서 재미있게 보고있는 것을 목격하고 나의 평가가 틀린 것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드라마 <환혼>에 빠저들게 만들었을까요?
하나씩 뜯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환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작사, 연출자, 극본가를 살펴보겠습니다.



기획제작. 스튜디오드래곤 & 스튜디오드래곤 하이퀄리티 : 세트장까지 만들어 버렸다.

 


대한민국 드라마 중에 가장 영향력이 큰 회사가 '스튜디오드래곤' 입니다.


<미스터 선샤인>, <도깨비>, <비밀의 숲>, <시그널>, <미생>, <스위트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아스달 연대기>,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 <갯마을차차차>, <빈센조>, <경이로운 소문>, <스타트업>, <나의 아저씨>, <사이코지만 괜찮아>, <작은아씨들>,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모두 보았을만한 걸작들이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하였거나 기획한 작품들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인 드라마의 대부분도 스튜디오드래곤과 공급계약을 맺고 제공중인 드라마이죠.
제가 언급한 드라마가 모두 TVN에서 방영한 것을 보아 짐작할 수 있듯,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의 드라마 전문 자회사'입니다.

<환혼>은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하였고, 스튜디오드래곤 하이퀄리티 라는 곳에서 제작하였는데요.
인기작 노하우를 다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만든 만큼, 평균 이상은 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작사에 '하이퀄리티'가 붙어, 마치 다른 회사처럼 보입니다.
기존의 스튜디오 드래곤과는 다른 곳일까요?

스튜디오드래곤 하이퀄리티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환혼>부터인 것 같습니다.
검색으로도 정보가 나오지 않아서 추측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스튜디오드래곤 조직도 (2020)


회사의 조직도를 살펴보면, 맨 왼쪽에 기획제작 팀이 여러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기획제작CP의 팀명(?)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스튜디오드래곤에는 강철구 대표, 하이퀄리티에는 이수범 대표로 표기되어있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고퀄리티 CG와 대규모 세트장이 필요한 대작 프로젝트 '제작 자회사'를 하나 만든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환혼> 제작비가 400억에 육박한다고 하니 신빙성 있어보이지 않나요?

스튜디오드래곤과 스튜디오드래곤 하이퀄리티는 문경시와 업무 협약을 맺고, 문경시 마성 하내리에 방치되었던 폐기물 부지를 드라마 오픈세트장으로 조성했습니다. 지역 관광사업도 추진할 수 있는 드라마 세트장이라고 합니다.

 


<환혼>의 무대가 보이시죠?
드라마를 위해서 지역 하나를 세트장으로 만들었다 하니, 고퀄리티 일 수 밖에 없겠네요.

돈을 많이 썼다하여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드라마의 퀄리티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연출자 박준화 : 시대극의 현대적 연출

 

"어떤 형태로 표현할 지, 어떻게 하면 판타지적으로 시청자들이 상상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지를 고민했는데 어찌 보면 익숙하고 낯선 것들의 조합으로 상상을 하게 됐다. 머리는 짧은 형태로 방송에 출연하게 될 것이다. 저희가 입고 있는 의상 하에 살짝 안 어울릴 수 있지만 그게 오히려 드라마 색깔과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CG적인 부분은 술사를 표현 하려는데 집중을 했다"


환혼 제작발표회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살짝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해석을 하자면,
'한복같은 옷을 입었지만, 머리는 짧은 캐릭터로 표현한 것 처럼 환혼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으로 시청자들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드라마를 보면 확실히 그렇습니다.

 


<환혼> 1화를 보았을 때, 고려시대인가? 삼국시대인가? 한국인가? 중국인가? 등등, 수많은 물음표들을 머리에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짧은 머리에 염색도 하고 귀걸이까지 찬 남자 캐릭터를 보아 조선이 모티브가 아닌 것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꽃보다 남자의 F4처럼 '천하사계'라 하는 아이돌이 나오는가 하면, 장욱 + 무덕이 + 서율 + 세자의 미묘한 사각관계로맨틱 코미디로 보이도 하고, 진지할 것 같은 캐릭터들이 틈틈이 웃기니 신선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감독님의 말처럼 익숙하지만 무언가 맞지않아 새로운 것이, 쌩뚱맞거나 억지스럽지않게 잘 버무려져서 신선한 재미를 불러일으킨 것같습니다.

속도감있고, 호쾌한 판타지 액션

 

짧고 선명하게 표현된 무덕이 수난시대



박준화 감독은 국내 최초 '시즌제' 드라마인 <막돼먹은 영애씨>를 정착, 성공시킨 장본인입니다.
실험정신이 투철하고, 결과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자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후 연출작들은 <식샤를 합시다> <김비서가 왜그럴까?>와 같은 유쾌한 드라마들입니다.

주로 현대극을 연출한 감독님답게 시대극을 현대극 스타일로 연출하면서 트랜디한 신무협 로맨스 판타지가 완성 된 것 같네요.

코믹함과 진지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노련한 연출이 황당할 수도있는 설정들을 흥미롭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 시청률 4.83%으로 시작한 것이 마지막회 9.9%로 마감하고, Part.2를 기다리게 만드는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극본. 홍미란, 홍정은 자매 작가 : 발랄하고 유쾌한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의 거장

 

홍미란, 홍정은 작가는 자매이며, 스타작가입니다.
데뷔작 <쾌걸춘향>을 시작으로 이후,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호텔델루나> 그리고 <환혼>까지...

작품들을 들여다보니,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의 거장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쾌걸춘향>, <환상의 커플>, <최고의 사랑>은 로맨스 드라마에 한획을 그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보기 드문 캐릭터를 등장시켜 신선함을 주는가 하면, 특유의 재치있는 대사가 유행하기도 했지요. (예를 들면, 최고의 사랑 명대사 중 "충전~"과 같은 겁니다.)
등장인물들이 특이할지언정 막장 요소가 없고, 황당한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풀어가니,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재미를 만들어냈습니다.

<내여자친구는 구미호>, <주군의 태양>, <호텔델루나>는 현대이지만 판타지가 결합된 세계관을 가진 드라마입니다. 현대판타지 드라마가 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분위기''로맨틱 코미디'로 이끌고 가는 드라마는 보기 드물었습니다.
해당 드라마들도 홍자매의 인기작들과 다름없이, 조금은 황당한 설정과 특이한 캐릭터, 코믹한 상황전개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게다가 설정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와 소품이 극의 퀄리티를 높이고, 시각적 재미까지 만들었습니다.

기존작의 장점들을 살리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자 하는 홍자매 작가님의 노력의 결과는 반짝 반짝 빛을 발하네요.

요즘은 OTT시대로 넘어가면서 전세계의 컨텐츠를 접하는 시청자들에게 장르적 선입견이나 한계가 사라지고, 판타지에 익숙하게 되었습니다.
지도상에 없는 술사들이 사는 나라 '대호국'과 현대적 외모에 퓨전 한복을 입고, 장풍을 쏘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죠.

드라마 <환혼>은 '무협'이 녹아있는 세계관이 잘 드러나고, 전개도 사뭇 진지합니다만 역시 홍자매 특유의 코믹한 재치가 곳곳에 배여있습니다.

송림의 수장 '박진'은 매우 근엄하고 진지한 캐릭터인데, 사랑에 있어서는 개그 캐릭터이고, '무덕이'의 혼 '낙수'는 매우 날카롭고 잔인하지만, 무덕이는 능청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On모드와 Off모드가 너무 다르니, 황당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장욱과 세자는 라이벌이지만 캐미가 있고, 술법의 대가 이선생이 '단근차'로 욕망을 통제하지만, 김도주에게 사랑에 빠집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들도 흥미롭죠.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의 톤이 현대적이고, 일상적이면서도 진지한 내용을 다 담고 잘 전달하니 매우 노련한 필력입니다.


스승의 머리채를 잡고있는 장욱


두 작가가 한 집에서 서로 역할놀이,상상, 협의를 하면서 공동 집필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배로 자연스럽고 두배로 재미있는가 봅니다.



이런 조합이면 재미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겠네요.
오랜 노하우가 있는 연출자와 극본가, 그리고 든든한 재정적 지원까지 있으니 <환혼>이 잘만들어진 이유가 설명이 됩니다.
다음 글은 조금 더 상세하게 환혼의 스토리를 파헤쳐봐야겠습니다.

12월에 방영한다는 <환혼 Part2>에는 파격적으로 여주인공이 바뀐다고 하는데요.
충격적이면서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얼른 12월이 왔으면 좋겠어요~




참고 내용 링크 ▶ 드라마 환혼 1화 시나리오 분석